노신영(盧信永)전 국무총리가 외무장관, 안기부장, 국무총리 등 32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겪은 정치, 외교 비화를 회고록에 담아 출간했다.그는 ‘노신영 회고록’에서 전두환(全斗煥)정권 말 안기부장에서 총리로 영전하면서 당시 노태우(盧泰愚)민정당 대표와 함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배경에 대해 “1986년 들어 전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으로 민간인 출신을 선택할 것이며 내가 유력한 후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당시 전대통령이 나를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대표 진영은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밝혔다.
노 전총리는 1980년 8월 외무장관에 전격 발탁된 자신에게 떨어진 첫 과제는 신군부 정권과 미국 레이건 행정부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었다고 술회했다.
노 전총리는“전대통령 방미 교섭의 가장 큰 장애는 사형선고된 김대중(金大中·DJ)씨 처리 문제였다”며“나는 전대통령의 공식 방문을 성사시키고 한미관계를 원만하게 끌어가기 위해 DJ 문제가 재고돼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회고했다.
노 전총리는 DJ 석방과 미국행은 전 전대통령의‘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전대통령은 1982년 8·15 특사 때 DJ의 석방을 고려했다가 주위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그해 12월 “김대중씨를 석방시킨 후 국으로 갈 수 있도록 미국측과 협의하라”고 자신에게 극비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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