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설득에도 불구하고 20여일째 파업중인 전공의(레지던트 및 인턴)들은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장들은 사상초유의 해임조치를 단행하느냐, 진료차질을 계속 방치하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몰리고 있다.전공의에 대한 복귀명령, 해임은 모두 수련기관장인 병원장이 결정한다. 전공의들은 병역법시행령에 따라 전문의가 될 때까지 입영을 연기받고 있는 상태이므로 병원장은 해임시킬 경우 2주내에 병무청장에게 이 사실을 통고해야 한다. 병무청은 매년 2월에 군의관들을 입대시켜 3년을 복무케하고 있다.
1년의 인턴과 4년간의 레지던트 기간중 3년 이상을 근무했을 경우는 대위, 3년 미만이면 중위로 입대하게 된다. 그러나 집단 해임으로 한꺼번에 입대하게 되면 도시지역 군병원보다는 대부분 격·오지 공중보건의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병무청의 설명이다.
수련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의사들은 보통 33∼34살이면 군복무까지 마치게 된다. 하지만 전공의 과정에서 해임될 경우 내년 2월부터 만3년의 군복무를 마친 후 다시 수련기간을 밟아야 하므로 해당자에겐 전문의 자격을 사실상 포기토록하는 가혹한 조치가 된다.
병원장들이 해임조치 단행을 망설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별 해임조치를 하더라도 나머지 전공의들이 반발할 경우 진료와 운영의 80%가량을 이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대형병원들은 타격이 극심하다. 결국 전공의들에 대한 징계를 앞두고 이번주까지도 정부, 병원, 전공의간에 줄다리기와 진통이 예상된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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