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스캔들 재심리 대배심 구성미국의 로버트 레이 특별검사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 위증이나 사법방해 행위를 저질렀는지의 여부를 심리하기 위한 대배심을 새로 구성했다고 미 언론들이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ABC와 CNN방송 등 미 언론들은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 레이 특별검사가 지난 7월 새 대배심을 구성했으며 이 대배심은 현재 클린턴 대통령이 폴라 존스 성추행사건과 관련한 선서증언에서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를 부인한데 대한 증거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의 후임으로 클린턴 대통령의 스캔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레이 특별검사는 그동안 클린턴 대통령이 내년 1월 퇴임한 후 그를 형사범죄 혐의로 기소할 것인지의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혀왔기 때문에 대배심을구성한 사실은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그러나 백악관측은 대배심 구성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앨 고어 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고 있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 후보지명 수락 연설을 할예정인 가운데 공개된 데 대해 분개하고 있다.
제이크 시워트 대변인을 비롯한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 사실의 누출 시기를 조절 한 악취가 하늘을 찌른다"면서 스타 전 특별검사의 활동에 언급, "특별검사실의 과거 행적으로 미루어 놀라운 일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고어 부통령의 선거본부 대변인은 "대배심이 한달 여 전에 구성됐다는 점에 비추어 그 사실이 오늘에야 드러나는 타이밍이 매우 이상하다"면서 "공화당은 과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고어 부통령과 (부통령후보) 리버맨은 미래에 초점을 맞추길 바라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측이 배후조종했을 가능성을 겨냥했다.
레이 특별검사는 최근 백악관이 공화당 지도자들에 관한 연방수사국(FBI) 자료를 수집한 사건과 여행 담당 직원을 집단 해고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종료했으나 폴라 존스 사건과 관련한 클린턴 대통령의 위증 또는 사법방해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계속해왔다.
이 부분과 관련, 앞서 한 연방 판사는 클린턴 대통령이 위증을 했다는 판결과함께 벌금형을 부과한 바 있으며 아칸소주 최고법원의 징계위원회는 클린턴 대통령의 변호사자격을 취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한 법률전문가는 "대배심 구성은 수사의 한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레이 특별검사가 새로운 대배심을 구성했다고 해서 반드시 클린턴 대통령을 기소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의 56%는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후 재판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는 반면 38%는 기소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