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이 강한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어려움은 재일동포가 아니면 모릅니다. 한국인으로서 성공한 동포드의 이야기가 한국과 일본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었으면 합니다."쇼와(小和)대 의대 조자연(曺自然.56)교수는 최근 재일동포와 지한파 일본인등 24명을 소개한 '현해탄을 오고 가는 사람들'(고려의학刊)을 펴냈다.
성공한 동포·지한파 日人 24명 이야기 책으로 펴내
이 책에는 소설가 양석일, 무용가 백향주씨,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교수가 된 강상중씨, 인권운동가 박일 도쿄시립대 교수, 만화가 남성수, 재일동포 역사관 자료실을 만든 박경식씨등과 미스 도쿄 마스다 미노리(增田 美乃里)씨등의 삶이 소개된다.
동포 지식인 사회에서 발이 넓던 조교수는 민단의 의뢰로 2년 동안 취재하면서 이 책을 만들어 냈다. 재일동포 가운데는 "술 자리에서 '일본과 한국, 어디에도 소속될수 없어서 괴롭다'고 토로했던 동포 2세 소설가 이양지씨, 1977년 재일동포로 최초로 변호사가 된 김경득씨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1960년대 일본으로 건너간 동포 1.5세. 도쿄여대 의애 연구원이던 1971년 귀화했던 조교수는 '일본사회에서 성공한 후 꼭 한국국적을 회복하라'고 당부한 부친 조규호(작고)씨의 유언을 따라 1996년 한국국적을 회복했다.
현재는 일본 쇼와대와 성마리아의대 교수로, 1998년부터 한국 한림대 의대 교수로 한일양국을 오가며 어린이 심장기형을 연구하고 있다.
조교수는 1997년 한국선천이상학회를 창립했으며 그 해 민단 조총련을 망라한 재일동포 의사회도 만들었다. 이들 셋 가운데 둘이 각각 소아과와 내과 의사이다.
조교수는 "공무원 임명권, 참정권이 부여되는등 재일동포의 법적 지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나 일본 사회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재일동포 2~3세는 여전히 정체성의 고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11월께 한국에서 출판 기념회를 갖고 수익금을 한국선천이상학회에 기증할 생각이다.
노향란 기자
ranh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