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까지 미군기지가 있던 필리핀 수빅만과 클라크 지역 주민들이 18일 필리핀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총 1,031억달러의 환경 피해배상 집단소송을 자국 법원에 제기했다.마닐라 타임스에 따르면 유독폐기물 피해자 130명은 이날 환경오염을 방기한 필리핀 정부를 상대로 앤젤스시티 지방법원에 520억페소(약 11억달러) 상당의 배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후 피해배상과 기지 정화를 거부해 온 미국 정부를 상대로 올론가포 지방법원에 1,020억달러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필리핀 기지 환경피해자들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관은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소장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언급을 회피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미군이 수십년간 기지를 사용하면서 땅에 파묻은 방사능 폐기물, 불발 포탄, 유독성 폐기물로 토양과 물이 오염됐다”면서 “이로 인해 1996년 이후 어린이 등 100여명이 사망했고 300여명이 오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필리핀 환경부는 클라크 공군기지 16곳과 수빅만 해군기지 10곳이 암을 유발하는 석면을 비롯, 유독 페기물로 오염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과거 필리핀과 맺은 주둔군지위협정을 근거로 기지 주변 오염물을 청소할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미국은 지난달 전 군사기지에 대한 정화를 요구하는 필리핀측의 환경협력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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