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에 온 조선국립교향악단은 숙소인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 여장을 풀고 6박 7일간의 서울 일정에 들어갔다.북측 허이복(65) 단장과 지휘자 김병화(金炳華·64), 베이스 허광수(40), 소프라노 리향숙(24)씨는 18일 오후 4시 30분 이 호텔 로즈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남측 지휘자 곽승, 소프라노 조수미씨도 배석했다.
허 단장은 인사말에서 “조선국립교향악단은 주체 교향곡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내면서, “민족적 색채가 짙은 작품을 많이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병화씨는 “이번 공연이 남북 음악가들이 뜻과 지혜를 합쳐서 민족 통일과 번영을 위해 참되게 일할 수 있는 전주곡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외국 오케스트라와 다른 점으로 서양악기와 민족악기를 함께 편성하는 ‘배합관현악’을 들면서 “외국 공연 때 이러한 배합관현악으로 매우 독특한 음색이라는 찬탄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서울 연주곡에도 배합관현악 작품으로 ‘아리랑’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가 포함돼있다.
일본에서 태어나 활동하다 북한으로 귀국한 그는 일본 여성과 결혼했다. 부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웃음 띤 얼굴로 “일본서 만나 함께 귀국했다. 평양에서 국립예술극장 군중배우(합창단원)로 활동하다 지금은 나이가 많아 집에서 손자를 돌본다”고 전했다.
협연자인 남측 소프라노 조수미, 첼리스트 장한나에 대해서는 “외국에서 많이 활동하는 훌륭한 음악가로 알고 있다”며 “이번 협연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7시 30분 인터컨티넨탈 호텔 2층 그랜드 볼룸에서는 박지원 문화부 장관이 주재하는 환영만찬이 조선국립교향악단 일행 132명과 KBS교향악단 단원, 문화예술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반 동안 열렸다.
호텔측은 8코스의 프랑스 요리를 준비했으며 음악가들의 식탁답게 음식마다 전주곡·소나타·협주곡·간주곡·교향곡·그랜드 피날레 등 음악용어를 붙였고 특히 후식 접시에는 ‘우리의 소원’의 악보를 초컬릿으로 그려 넣었다.
이번 공연은 20~22일 네 차례 열리며, 이중 누구나 표를 사서 볼 수 있는 21일 예술의전당 공연(오후 3시 단독공연, 오후 7시 30분 KBS교향악단 합동공연)은 저녁 공연 표가 거의 매진됐고 낮 공연도 싼 좌석만 남아있다.
그동안 남북한 음악교류는 1990년 전통음악인들의 서울_평양 교환공연, 98년 평양의 윤이상통일음악제, 99년 대중음악인들의 평양 공연 등이 있었으나 남북 교향악단의 합동공연은 처음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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