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서태지·조성모·HOT가요 팬들에게 9월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볼만한 대격전이 기대되는 달이다.
컴백한 서태지의 새 음반, 잠시 활동을 접었던 조성모와 H.O.T의 새 음반이 모두 9월에 출시된다.
데뷔 이후 모두 500만장의 음반판매량을 기록한 가수들의 대격돌, 기대된다.
무엇을 준비하나
서태지 컴백에 대해선 ‘가슴이 떨리도록 기뻤다’는 감격론부터 ‘상투적인 은퇴와 컴백 상술에 신물이 난다’는 말까지 반응이 다양하다.
인터넷의 설문조사는 60~70%가 서태지 컴백에 찬성. 하지만 ‘신비주의’로 포장한 98년 컴백 이후 또다시 ‘4년7개월만의 컴백’이라는 말이 나오자 ‘컴백 전문가수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모 음반사에 계약금 50억원 제시했다 거절당했다’ ‘음반사의 지분을 요구했다’등의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아직 음반 마케팅의 루트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98년 컴백 앨범과 현재 작업 중인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면면을 보면 록과 랩이 혼합한 하드코어 장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음악적으론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것이란 기대가 팽배하다. 9월 초 공연에 이은 음반 발매가 예정돼 있다. 조성모 3집을 준비중인 그는 ‘To Heaven’에서 억대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던 것처럼 이번에도 영화급 뮤직비디오를 준비 중이다.
10억원을 들여 베트남 현지에서 촬영한 ‘아시나요’의 뮤직 비디오 촬영을 마쳤고, 녹음 작업도 마무리단계. ‘To Heaven’ ‘슬픈 영혼식’ 리메이크 앨범 ‘가시나무’로 올 상반기 발라드 바람을 몰고 온 그는 이번에도 감성적인 발라드로 승부한다. H.O.T 5집을 내는 그들의 행보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데뷔 초 ‘제2의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명함을 들고 나온 이들로선 ‘원조’와의 대결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경쟁자였던 젝스키스의 해체는 ‘댄스그룹’의 행보를 더욱 무겁게 한다.
어설프게 ‘테크노’전사로 변신했던 젝키의 해체는 아이돌 스타팬들의 음악 수용 폭이 결코 넓지 않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만고만한 댄스를 들고 나왔다가는 서태지의 위세에 눌릴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빈익빈 부익부 가속화
그러나 3자 대결이 어떻게 승부가 나건 결국 고래 싸움에 등터지는 것은 ‘새우’들이다. 이미 완만한 하락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음반 판매량은 이들 빅3의 새 음반이 한바탕 회오리를 몰고 올 경우 더욱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요계가 이미 제작자의 ‘마케팅 실력 경연장’으로 변한 상황에 웬만한 가수들은 당분간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는 처지. 여기에 방송사들이 ‘빅3 데뷔 무대’ 유치 여부를 경쟁력의 유일한 잣대로 삼고 있는 터여서 가요계는 더욱 황폐해질 수 밖에 없다.
오히려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벌이는 실력파 가수들이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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