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직원ㆍ버스운전사, 北방문단과 아쉬운 이별다시 헤어짐을 겪는 가족들의 슬픔만큼 북녘 상봉단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있다. 이산가족의 만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던 호텔직원과 버스기사들이다.
나흘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상봉단원이 이동하고, 식사하고, 휴식하는 시간을 모두 챙겼던 직원들은 서먹서먹함이 사라진 자리를 메웠다.
공항 도착부터 평양 출발 직전까지 상봉단의 이동을 책임지는 중앙고속버스 1호차 운전사 이판헌(李判憲ㆍ53)씨는 "첫날 버스에 올라타며 동무라고 불러 무척 어색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봉단이 호텔밖 행사에 갔다 올 때마다 고운 한복차림으로 상봉단을 맞았던 객실팀 고혜선(高惠善ㆍ27)씨는 "한 할아버님이 효도 많이 하라고 했던 말뜻을 헤어지는 시간이 다가오면서 깨닫게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상봉단의 잠자리를 책임졌던 객실팀 정청원(鄭淸源ㆍ45)과장은 "고향집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내 집에 온 것처럼 편안히 모시는 것으로 대신하느라 힘들었지만 열흘이든 십년이든 아버님 어머님처럼 모셨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상봉단의 아침과 점심식사를 챙겼던 호텔 지하식당 접객조장 이재서(李載瑞ㆍ44)씨도 85년 1차 이산가족 상봉 이후 두번째로 이별을 겪는 경우. "상봉단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이씨는 "마치 나 자신이 헤어졌던 부모를 며칠간 모시다 떠나보내는 심정이다. 어서 하나가 되어 이런 슬픈 접대를 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는 "류미영 단장을 비롯해 사골우거지탕을 맛본 상봉단들이 '내일 아침에도 이 음식을 부탁한다'고 말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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