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7일 “북한에 야당의 초청을 권했으며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학총장 등 학계인사 12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범국민적 차원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야당총재와 정치인의 방북을 지원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도 (추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북한을 가는데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도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의 언급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12일 언론사 사장단과의 면담에서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의 방북 초청 용의를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북측에 이총재의 방북 초청을 요청했다”면서 “김위원장이 이총재의 방북 초청을 시사한 것도 우리 정부의 요청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 접촉창구로 알려진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장관은 북한에 야당총재의 방북 초청을 제의했느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언급을 그대로만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정부가 이총재의 방북 초청을 북한에 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시간까지 정부로부터 전혀 연락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권대변인은 “지난번 남북 정상회담 때 언론 등을 통해 야당 대표를 방북단에 참여시킨다는 내용이 나왔을 때도 우리 당에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면서 “정부의 참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모든 일은 투명하게 진행돼야 의혹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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