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 8군 군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조국현(57·주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씨가 16년째 남모르게 고향 후배를 돕고 있다.충북 제천 출신으로 1975년 미국으로 이민갔다 주한미군으로 군복무(77∼80년)한 뒤 제대 후 군무원 시험에 합격, 다시 고국으로 배치된 조씨는 85년부터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학업 성적을 떠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향 후배들에게 학비를 보태 주자고 마음먹은 그는 그해 친구인 최성택(현 제천공고 교장)씨의 주선으로 중·고교생 5명을 선정, 1년치 학비를 제공했다. 이후 해마다 10∼20명에게 장학금 등을 지급했으며 방학 때면 학생들과 해변이나 계곡에서 캠핑을 하면서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그는 중학교 1학년생과 인연이 닿으면 그 학생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대주었는데 지금까지 도움을 받은 학생이 100여명에 이르고 액수도 1억원을 넘는다.
학생들은 대학 강사, 고시 합격자, 초·중·고 교사 등이 돼 그에게 보답했다. 학생들은 또 성산장학회를 만들어 매년 캠핑 때 만나는 등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성산장학회 회장인 성수진(18·제천고 3년)군은 "선생님은 우리가 부담스러워 할까 봐 그냥 아저씨라 부르라고 할만큼 세심하다”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 하는 일”이라며 "학생들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성장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제천=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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