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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상봉/"北측 사람들 정치발언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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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상봉/"北측 사람들 정치발언 줄어"

입력
2000.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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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처음 성사된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 당시 북한을 찾았던 ‘상봉 1세대들’은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2000년 8월의 상봉드라마를 지켜보면서 한결같이 “너무나 달라졌다”며 놀라워했다.여전히 치열한 체제경쟁 속에서 이뤄진 85년 상봉이 서로 경계심과 적대심을 풀지 못한 ‘긴장된 만남’이었다면 이번에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조성된 화해무드를 탄 듯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는 얘기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북한측 인사들의 달라진 말투. 85년 외사촌 동생을 만났던 우형주(87)씨는 “당시 입만 열면 ‘위대한 수령 김일성 주석님께서’라는 수식어를 잊지 않아 당혹스러워 했다”면서 “이번 가족들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름을 꺼내지만 그 때처럼 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측 가족들의 옷차림도 크게 달라졌다. 85년 이모를 만났던 이현섭(74)씨는 “당시 상봉장에 나온 북측 남성들은 새로 맞춘 양복에 여자들은 유니폼처럼 회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었다”면서 “이번 상봉단의 옷차림은 훨씬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서도 몇몇 상봉자들은 카메라를 의식한 듯 “장군님 덕분에 잘 살고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예전에 비해 정치발언은 크게 줄고 가족문제로 대화내용이 많이 바뀌었다.

이처럼 가족간 대화가 늘어난 데는 85년 당시 1대1 개별 상봉만 이뤄졌던 방식에서 이번에는 1대5의 집단 상봉으로 바뀐 것도 한 원인. 85년 북한을 방문했던 조영규(64)씨는 “수십년만에 처음 본 사촌누이와 마주앉아 서먹서먹했었다”면서 “이번에 여럿이 함께 만나 웃음꽃이 터져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부러웠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봉 1세대들은 “꿈에도 그리던 혈육을 만난 가족들이 남과 북의 벽을 넘어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이진동기자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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