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개별상봉 표정평양에서 이루어진 개별 상봉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가족들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축복의 드라마’가 속출했다.
100번째로 방문단에 턱걸이 한 김준섭(67·서울 강동구)씨도 행운이 겹쳤다. 헤어질때 태어나지도 않은 동생을 만나게 된 것이다. 동생 창섭(62)씨씨와 경숙(54)씨를 만나러 왔는 데 이산후 태어난 여동생 영숙(41)씨까지 김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환식(74· 경기 부천시 원미구)씨와 이재경(80·경기 부천시 원미구)씨는 그보다 더한 축복을 느꼈다. 죽었던 걸로 알았던 이들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죽은 줄 알았는 데 동생 종경이 원순이 다 살아있구나. 이제 됐다 됐어”며 ‘살아 있음’의 기쁨을 나누었다. 이씨는 당초 딸 경애(52)씨만의 생존을 확인했었으나 동생과 조카등 일곱 가족이 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는 소식에 어린아이처럼 뛸듯이 기뻐했다.
황해 연백군이 고향인 이씨는 딸 경애씨의 손을 잡고 “서울에 있는 네 어미는 다른 가족들이 다 죽었다는 통보를 받고 몸져 눕기까지 했다”며 “왜 다들 죽었다고 알려줬는 지 모르겠다”고 원망섞인 말을 하면서도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경기 개풍군이 고향인 상환식씨도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 복식(60)이를 이렇게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정말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번 북쪽으로부터 처와 딸, 둘째 동생 복식씨 등은 모두 죽고 막내 훈식(56)씨만이 생존해 있다는 통보를 받았었다.
상씨는 어릴 때 눈가에 난 종기를 무턱대고 짜다가 덧난 동생의 상처를 직접 어루만져 보고는 “맞다 맞아. 네가 분명히 내동생 복식이가 맞구나”라며 동생을 얼싸 안았다. 그러나 상씨는 북한에 남았던 처와 딸이 피난중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그 자리에 풀썩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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