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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바다'는 '포르노바다'

입력
2000.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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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포르노동영상 교환 성행국내 대표적인 파일교환 프로그램인 소리바다가 불법 동영상을 교환하는 ‘포르노 바다’로 변질돼 청소년들의 정서를 멍들게 하고 있다.

소리바다는 네티즌들의 개인 PC에 있는 파일을 자유롭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중개 프로그램. 냅스터와 달리 한글로 돼 있어 평일에도 수만명이 파일을 주고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설치만 하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해 그동안 음성적으로 거래돼오던 포르노 동영상 교환이 아무런 제재없이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그램에 접속해 검색 페이지의 검색어 입력란에 특정 파일 이름을 입력해 엔터키를 치면 잠시 후 수십건의 리스트가 뜨고 마음대로 내려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원래 취지와 달리 온갖 포르노 동영상이 전파되는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 동영상 파일을 내려받기만 하는 일반 포르노 사이트와는 달리 이 곳에선 개인 사용자가 자신이 갖고 있는 파일을 올려놓아 다른 사용자에게 전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해악이 훨씬 심각하다.

일부 청소년은 영웅 심리에서 외국의 새로 나온 포르노물이나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올려놓은 후 다운로드되는 회수를 놓고 경쟁까지 하고 있는 실정. “소리바다에 들어가면 최신 포르노 버전을 구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용자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음악채팅방의 경우 평일에 개설되는 300여개 채팅실중 절반이상이 이른바 ‘야동(야한 동영상) 교환방’으로 채워져 있다. ‘화질좋은 것 구함’‘인기 포르노 풀버전 있음’‘야한 것만 갖고와요’가 흔히 접하는 방 제목. 방마다 포르노물이 올려져 있고 성을 주제로 하는 대화가 거리낌없이 오가고 있다.

음악 취향이 같은 네티즌끼리 음악 파일을 교환하고 채팅한다는 원래 취지는 사라진지 오래다.

야동 교환방에서는 성폭행 등의 성경험이나 포르노물에 대한 감상평이 적나라하게 이뤄지고 있다. 채팅도중에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귀속말 기능을 이용해 의사를 교환, 곧바로 현실 세계에서 만나 성관계를 갖는 이른바 ‘번개 ’로 직행하기도 한다.

소리바다측은 “소리바다의 원래 취지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서로 나누자는 것이며 이를 합법적으로 쓸지, 불법적인 용도로 쓸지는 네티즌 양심에 달린 문제”라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리바다의 주 이용자층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방지 장치가 시급하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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