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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대통령의 8.15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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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대통령의 8.15 경축사

입력
2000.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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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는 가운데 발표된 김대중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특히 남북문제 접근방식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김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몰아내고 남북간 평화적 교류 협력을 통해 상생의 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이야말로 국민이 바라는 남북관계의 진전 순서라고 본다. 한반도에서 무엇보다 긴요한 것은 구체적 긴장완화 조치와 전쟁위협의 해소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대통령이 밝힌 남북간 군사 직통전화 설치, 국방장관 회담 등을 통한 긴장완화 조치 추진이 성과 있기를 기대한다.

김대통령은 이제 임기의 반환점에 서 있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많은 것을 이뤄냈고, 특히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해 6·15 남북 공동성명을 이끌어 냈다.

그 결실의 하나로 지금 남북의 이산 가족들이 서울과 평양에서 감격적인 상봉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는 이산가족만이 아니라 7,000만 겨레 모두의 기쁨이다.

김대통령은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성취를 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과오나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권의 오만으로 비쳐지는 일들도 더러 있었다.

그럼에도 김대통령은 분명 역사에 남을 대통령으로서의 필요조건을 갖췄다고 본다. 충분조건만 남은 셈이다. 충분조건은 그리 어렵지 않다. 국정이 정권관리 차원에서 운영되지 않는 것도 충분조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남북관계에서 더욱 그러한 조건을 갖춰 주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김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5대 국정목표는 국민과의 다짐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 완성과 일류국가 건설, 국민 대화합 등 다섯 가지 목표는 대체로 낯설지 않은 것들이다.

이중 국민 대화합과 관련, 김대통령이 정치권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은 옳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정치는 지금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식물인간 신세다. 야당이 정부와 별도로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기념식을 갖는 모습 자체가 오늘의 여야관계가 얼마나 소원한가를 잘 대변해준다.

여야간 화합의 우선적 책임은 여당에 있다. 여당은 전당대회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정치의 순기능적 역할 회복에 더 진지한 관심을 두어야 한다.

김대통령은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갈등의 소지가 없는가 제반 분야를 면밀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꼭대기에서부터 말단까지 인사는 균형적인가, 지역편중 시비의 빌미는 없는가 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그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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