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잠수함 침몰13일 노르웨이 북쪽 바렌츠해에 침몰한 러시아 전략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서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극비리에 진행 중인 러시아의 구조작업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방사능 누출 우려 마저 대두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쿠르스크호에서 방사능이 유출될 경우 체르노빌 원전 사고 보다 100배 이상의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쿠로예도프 러시아 해군 사령관은 쿠르스크호가 훈련 도중 대규모 충돌을 일으켜 침몰했으나 "현재로서는 무엇과 충돌했는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테르 팍스 통신은 북해함대 소식통을 인용, 외국 잠수함과의 충돌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영국은 자국의 왕립해군은 현장에 없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해군 정찰함 로열호가 항해 중이었다고 시인했으나 사고해역에 자국 잠수함이 있었는지 여부는 언급을 회피했다.
방사능 누출 위험 러시아측은 침몰 잠수함에 핵무기가 탑재돼 있지 않으며 아직 방사능 누출도 없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방사능누출예방연구소도 현재까지 방사능이 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방측은 그러나 쿠르스크호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고 훈련에 투입된 경우는 없다며 러시아측 발표를 의심하고 있다.
이타르 타스 통신은 이 잠수함이 뱃머리 부분에서 발생한 폭발로 어뢰실이 침수되면서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어뢰정 핵미사일 등은 몇단계의 안전장치로 통제되지만 선체에 군열이 생길 정도의 충돌이 발생했다면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가 될 수 있다.
특히 쿠르스크호에는 추진력을 공급하던 2기의 원자로가 있다. 러시아측은 사고직후 원자로가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원자로의 폭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충격에 의해 핵이 유출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주장이다.
승무원 구조 난망 러시아 해군은 15일 사고 해역에 5척의 구조함은 물론 원자력 순양함, 항공모함, 구축함 등을 총동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침몰 지점이 해저 100㎙ 이상인데다 악천후까지 겹쳐 승무원 구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쿠로예도프 해군사령관이 시인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측이 이날 소형 잠수정들을 동원, 승무원들에게 산소 공급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승무원 100여명의 생존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러시아측은 쿠르스크호와 무선연락은 두절됐으나 승무원들이 선체를 두드리는 소리는 탐지했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측 발표대로 원자로 가동이 중단됐다면 승무원들은 자체적으로 산소를 생산할 수 없다. 서방측 전문가들은 소형 잠수정이 쿠르스크호의 해치를 열어 승무원들을 다른 잠수함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적합한 구조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는 자국 잠수함의 각종 군사 정보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미국측의 구조지원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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