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中 합의지프를 타고 천지(天池)만 보고 돌아오는 백두산 북쪽 관광코스 대신 들꽃이 만발한 구릉지대를 걸으며 백두산의 자연을 탐사할 수 있는 서쪽 관광코스가 개발된다. 내년 7월에는 백두산에서 한중 양국이 주최하는 생태계보전 심포지엄과 야생화축제가 펼쳐진다.
환경운동연합 최 열(崔 洌) 사무총장은 9일 백두산 천지호텔에서 중국 길림성 장백산국가급자연보호구 쉬렌유(徐連友) 국장과 만나 백두산의 새 관광코스 개발과 생태계보전사업에 참여키로 합의했다.
최총장은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펼치는 녹색생명운동의‘백두산 원시림 생태탐사팀’과 함께 중국을 방문, 쉬국장과 협의를 갖고 “백두산의 서쪽 탐방코스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생태계 공동조사 및 보전방안 강구, 전시관 건립과 쓰레기봉투 나눠주기, 기념품제작 등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쉬국장은 “서쪽 백두산은 천문봉이 위치한 북쪽 백두산과 달리 보호구역을 설치하고 호텔 등 휴양시설이나 콘크리트 도로 등을 개설하지 않는 등 환경보전에 주력한다는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한중 양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생태관광지 개발계획을 함께 추진하자”고 말했다.
중국측은 특히 현재 일반 관광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서쪽 백두산에 환경운동연합측의 생태탐사를 허용키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은 내년 7월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푸름이 국토대탐사’를 백두산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새로 개발될 백두산 탐방코스는 중국 길림성 안도현 이도백하진에서 출발해 해발 1,500㎙의 백두산 서쪽 산문을 거쳐 청석봉 용문봉으로 올라가는 곳곳에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온갖 야생화가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고산화원으로 불리는 야생화 군락지에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큰원추리, 금매화, 노란만병초, 하늘매발톱, 바이칼꿩의 다리, 산용담, 개불알꽃 등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다양한 1,800여종의 야생화가 자태를 뽐내며 백두산을 수놓는다.
중국측은 지프차와 버스 등을 통해 단체관광객이 접근을 하던 북측 코스와는 달리 새로 계획된 코스를 트래킹 코스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서쪽 백두산은 중국 당국이 1995년부터 개발에 착수했으나 생태계 및 등산 전문가 등에 한해 접근을 제한적으로 허용해오다 98년부터 일반 관광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조중(朝中) 국경표석 부근과 진주온천 등에 쓰레기 더미가 쌓일 정도로 오염에 노출되고 있다. 중국측은 동시에 남북교류 확대이후에도 한국 관광객을 계속 유치하기 위해 새 관광코스 개발을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백두산=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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