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과감한 개혁이 탄력을 얻고 있다.34세의 바샤르는 지난달 17일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사망에 따라 권력을 이양받은 인물로 부자세습 등 많은 닮은 점 때문에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비교돼 왔다.
그러나 그는 영국 유학생활과 안과의사 경력에서 나타나 듯이 지적이며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다.
또 카리스마를 중시해 온 여타 중동국가의 지도자들이나 정력적인 김 국방위원장과는 대조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바샤르는아버지 때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파격적 개혁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김 위원장과 흡사하다.
바샤르의 개혁성향은 이미 경제개혁에 중점을 두었던 그의 취임연설에서 잘 드러났다.
그는 "낡은 법률 및 부정부패, 관료제의 폐해가 시리아의 경제를 파괴했다”며 아버지의 실정을 지적하고 경제 근대화를 위한 국민의 참여를 호소했다.
인터넷협회장을 맡을 정도로 정보통신에 대해 관심이 높은 그는 정보인프라의 대폭 확충을 약속했고 자유무역지대 설치방안을 검토하는 등 경제개혁을 위한 실질적 방안들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또한 취임 즉시 아버지와 자신에 대한 미화 작업을 중지시켰다. 관영통신들에게 신에게나 사용되는 '영원한 지도자’ 호칭의 사용을 중지시켰고 버스정류장과 공중전화 박스마다 걸려있던 초상화들도 상품 광고 포스터로 바꿨다.
또한 언론기관들로 하여금 사회개혁을 위한 자유롭고 정직한 비판을 독려, 빈민실태를 감추려던 한 정부관리가 언론에 의해 질타당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바샤르는 여전히 보수적인 군부세력의 견제와 국민의 가슴 속에 깊게 뿌리박힌 아버지의 카리스마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현재까지 그의 추진력은 합격점이지만 6개월~1년의 밀월기간이 지나야 그가 진정한 실력자인지, 아니면 단순한 허수아비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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