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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울·평양 8.15 재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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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울·평양 8.15 재상봉

입력
200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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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각 100명이 분단 반세기만에 헤어진 가족·친척을 만나려 3박4일 일정으로 오늘 평양에 가고 서울에 온다. 남과 북에 떨어져 살아온 이들 200명은 수행원과 기자단 등과 함께 서울-평양 직항로를 이용, 그리던 혈육들 곁을 찾아 가게 된다.이들은 3박4일간 머무르면서 모두 6차례에 걸쳐 가족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50년 동안 가슴속에 삭여온 사연을 풀게 된다.

우리는 반세기 동안 단장(斷腸)의 세월을 살아온 이들 이산가족이 가족과 친척을 재회하는 꿈을 이루고 무사히 귀환하길 바란다. 아울러 이번 만남을 계기로 우리민족 최대의 비극인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남북 이산가족은 20세기 마지막 냉전유산이자 인권의 문제로 이제 전세계 언론의 주목대상이다. 세계는 경악과 흥분으로 너무나도 생생한 이 현대사의 비극 현장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한국통신도 만남의 현장을 전세계에 전달하기 위해 통신·방송회선을 풀 가동하리라 한다. 우리는 평양에서 이뤄지는 감격적인 상봉장면까지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서도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2일 방북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밝힌 발언을 평가한다. 김 위원장은 오는 9월과 10월에도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뜻이 있음을 천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내년에는 이산가족이 자신들이 살던 집까지 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고무적인 진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정부가 추산하고 있는 우리측 이산가족만 해도 약 766만명이나 된다. 특히 이산 1세대가 123만명이나 되고 이 가운데는 내일을 장담하기 어려운 70세이상 고령자가 26만명이나 된다.

재상봉을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이유다. 현재의 추진 속도로 상봉이 이뤄진다면 대다수 고령 1세대는 뜻을 이루지 못한채 한많은 세상을 하직할 처지다.

남과 북은 함께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는 상설 면회소의 설치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믿고 있다. 자신의 몸도 운신하기가 힘겨운 고령 1세대가 순서를 기다려 항공편으로 오가기 보다는 남북이 함께 접근하기 용이한 지정된 상설 장소에서 가족 재회를 하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 한쪽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면회소를 설치하는 문제를 그 어떤 교류 방안보다 더 우선적으로 진지하게 검토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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