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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장관 訪北뒷 얘기/ 이미자·김연자씨 성탄때 北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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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장관 訪北뒷 얘기/ 이미자·김연자씨 성탄때 北초청

입력
200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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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언론사 사장단과 동행해 5~12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방북 성과와 뒷얘기 등을 소상하게 밝혔다._50여 일 만에 다시 북한에 갔는데 변화를 느꼈는가.

“엄청난 변화가 느껴졌다. 남북정상회담 때만 해도 북한 간부들이 식량난과 경제난을 숨겼는데 이번에는 솔직히 털어놓았다. 김정일 위원장도 ‘북한에 100년 내 가장 큰 가뭄이 들어 올해 겨울 농사가 걱정된다. 현지지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백두산 명승지인 리명수 계곡은 전력난을 덜기 위해 전체 44개 폭포 중 규모가 큰 10개소에 수력발전소가 건립됐다. 모두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_북측이 무척 환대했다고 하는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진했다. 우리 일행 모두에게는 벤츠 승용차가 제공됐다. 숙소 역시 당초 고려호텔 등 일반호텔에 묵기로 돼 있었으나 국가수반들이나 사용할 수 있는 초대소로 갑자기 변경됐다.

강능수 문화상, 최칠남 노동신문 책임주필 등 고위 언론계 인사들은 7박 8일간 우리와 동행하며 안내했다. 체재비는 당초의 예정과 달리 모두 북한이 부담했다.”

_백두산과 한라산의 남북한 교차관광은 정말 이뤄질 것으로 보나.

“이미 남북정상회담 때 합의된 것이다. 다만 11월이 되면 백두산에 올라가기가 어려워지므로 10월 이전에 성사되도록 김위원장과 이야기가 된 것이다.

지금 백두산 천지에는 몇 년 전 풀어넣은 산천어 100마리가 크게 번식해 엄청나게 불어났다. 방북 중에는 천지연구소장의 안내로 모터보트를 타고 천지를 한바퀴 돌아봤다. 장관이었다”

_언론교류의 구체적 성과는.

“김위원장에게 앞으로 주필, 국장, 부장, 기자 순으로 남북한 기자들의 상호방문이 이뤄지도록 초청해달라고 말하자 ‘합의문까지 나왔는데 초청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며 이 문제에 대해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_시드니 올림픽 동시 입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장웅 북한 IOC위원장이 ‘남북공동선언도 이뤄졌는데 남북한이 별도 입장하면 분열된 국가로 비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동일한 선수복에 한반도가 그려진 국기를 들고 같이 입장하는 것은 어떠냐’고 했더니 ‘주의 깊게 논의한 뒤 추후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_방북 선물로 무엇을 가져갔나.

“김위원장에게는 화진포에 있는 김일성 별장 사진과 그곳에서 찍은 김위원장의 어렸을 적 사진을 사진첩에 담아 선물했다. 김위원장은 이를 보더니 매우 감회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화진포와 개성을 맞바꾸면 어떻겠느냐’고 내가 우스갯소리를 했더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안된다’며 개성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강능수 문화상에게는 국어대사전과 로마자표기법 책자를 각 10권씩 건네며 도서관에 비치해달라고 부탁했다.

‘춘향뎐’ 등 영화 필름 4개를 김위원장에게 선물했는데, 김위원장이 ‘비천무’를 보았다는 일부 보도는 잘못된 것이었다. 김위원장은 남북 광케이블 개통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이를 이용해 ‘비천무’ 감상담을 1주일 안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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