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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상봉패션

입력
200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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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에 만나는데 신경좀 썼죠"워커힐호텔에 모인 방북단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하나같이 멋쟁이. 대부분 이번만남을 위해 새로 장만한 옷들로 한껏 멋을 부렸다.

화사한 남색의 개량한복 차림으로 단연 눈에 띄는 평북 용천 출신 김병서(金炳瑞·74·경기 의정부시 녹양동)씨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숱하게 고민하다 민족이 하나되는 자리라는 의미를 살려 특별히 개량한복을 맞춰 입었다”며 “잘 어울리느냐”고 자랑해 보였다.

여동생을 만날 예정인 고옥임(74·여·서울 광진구 노유동)씨도 고운 분홍색 한복 차림새로 눈길을 끌었다. “가족들은 편하게 양장을 입으라고 권했지만 그래도 피붙이를 만나 절이라도 나누려면 한복이 낫지.”

깔끔하게 회색 양복을 갖춰입은 이근하(71·경기 시흥시 신천동)씨는 “아마 30년만에 양복을 새로 맞춘 것 같다”며 “50년만에 만나는 남동생들에게 그동안 잘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굳이 옷을 장만했다”고 말했다.

경기 개풍군 출신 상환식(74·경기 부천시 원미구)씨는 아예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새로 갖췄다. 남동생을 만날 예정인 상씨는 “딸이 감색 양복에 중절모와 구두까지 맞춰주었다”고 자랑했다.

첫날부터 카우보이 모자로 유명해진 이정승(李程承·84·강원 춘천)씨는 “북의 자식들에게 너무 늙어 보이기 싫어 모자를 장만했다”고 말했고, 딸을 만난다는 임연환(林連煥·84·대전 대덕구 오정동)씨는 야구모자를 쓰고 나와 “50년만의 상봉이 청춘을 되살린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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