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훈장 받는 이광우씨 차남 상국씨독립운동가 아들이 아버지를 고문한 친일 경찰을 끈질기게 추적, 과거 행적에 대한 자백을 받아내 아버지가 건국훈장을 받게 됐다.
주인공은 15일 광복 55주년을 맞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게 될 이광우(李光雨·75·부산 동구 좌천동)씨와 그의 차남 상국(相國·41)씨 부자.
이씨는 1942년 5월 당시 17살의 나이로 부산진초등학교 동기생 5명과 일본군 군수품 제조공장인 조선방직을 파괴할 목적으로 '친우회’를 조직, 공장노동자를 선동하고 자갈치시장과 부두 일대를 돌며 독립의 당위성을 선전하는 전단을 살포하다 일경에 체포됐다.
이씨는 당시 '부산, 울산 마르크스·레닌연맹사건(일명 울산공산당사건)’과 연계시키려는 경남경찰국 고등과 외사계 하모(88·부산 거주)주임 등 일경들로부터 10개월동안 모진 고문을 당한 뒤 부산지법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죄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아 체포 2년5개월만에 광복을 맞았다.
이씨는 1989년 뒤늦게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을 했지만 증거자료 불충분으로 심사가 유보됐고, 이때부터 아들 상국씨가 아버지의 과거를 찾아 나섰다.
상국씨는 아버지에 대한 판결자료가 한국전쟁때 소실된 사실을 알고 아버지를 고문한 하모씨를 추적하기 위해 국회도서관, 정부기록보존소 등 전국을 찾아다녔지만 1949년 반민특위에서 재판을 받은 하씨의 판결문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 하씨가 1997년 5월 노인복지 기여자로 부산시장상을 수상한 사실을 알아냈다.
상국씨는 하씨를 찾아가 집요한 추궁끝에 "친우회 불온전단사건 관련 주동자 이광우씨를 검거, 조사했고 그 과정에서 부하들이 고문했다”라는 자백을 받아내 정부에 제출했다.
상국씨는 "늦게나마 아버님의 항일 이력을 밝혀내 자랑스럽다”며 "하지만 일제때 고문으로 악명을 떨친 하씨가 고령에도 건강하고 부유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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