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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치료' 증가... 의료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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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치료' 증가... 의료계 갈등

입력
2000.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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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폐업을 강행한 뒤 의료계 내부가 시끌시끌하다. 의사전용 인터넷 통신망과 PC통신에 나타난 ‘폐업 반대 의사들의 모임’은 동료들의 융단폭격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도 환자를 외면하지 못하는 소신파와 수입감소를 우려해 눈치진료를 하는 동네의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의협측은 이들에 대해 14일부터 ‘독찰(督察)대’를 구성,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문을 연 동네의원 서울에서 안과의원을 운영하는 P씨는 점심시간을 전후한 1~2시간씩 몰래 나와 진료를 한다. 안압이 높아질 경우 실명하게되는 환자가 많은 데다 여름철이 안과의 ‘성수기’여서 문을 닫을 수 없기 때문.

P씨는 “협회에서 수시로 감시한다”면서 “간호사를 통해 알려준 시간에 환자를 만난 뒤 곧바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S내과는 정문을 걸어 잠그고 전화로 “뒷문으로 오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병원 원장은 “거듭된 폐업으로 7월 직원 월급도 절반정도 밖에 주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눈치진료’가 늘어나자 의협 의쟁투는 독찰대를 구성, 적발될 경우 의사사회에서 ‘왕따’하겠다고 경고했다. 의사전용 통신망에는 ‘의협독찰대’ 이름으로 “14일부터 대대적인 감시에 나서 응징할 것”이라는 글이 올랐다. 한 의사는 “6월 폐업에 불참했을 때도 ‘그렇게 잘났느냐’는 엄청난 항의전화를 받았다”면서 “이성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사이버 공간의 찬반론 “개원한 지 4개월만에 4번의 휴·폐업으로 거덜나기 직전입니다. 내일부터는 진료할랍니다.” 개원의 김모씨가 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www.kma.org)에 올린 하소연이다.

인터넷 의료사이트 메디게이트(www.medigate.com)에 지난달말 문을 연 ‘재폐업을 반대하는 의사들의 모임’에는 “재폐업은 명분도 실리도 없고 전략도 전술도 다 내팽개친 싸움이다” “땅에 떨어진 의사들의 권위, 국민의 불신 등으로 볼 때 폐업 이후의 후유증이 심각할 것” 등 폐업반대론이 쏟아졌다. PC통신 하이텔에도 ‘폐업투쟁을 반대하는 의사들’이란 동호회가 생겨나 하루 평균 5~6건의 폐업반대 호소문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홈페이지(www.humanmed.org)에는 ‘ 슈바이처, 허준 흉내내지말라’ ‘너무 순수하셔서 그런가요? 느끼하다 못해 역겹다’ ‘천당에 가시오. 그래서 다시는 이 땅에 태어나지 마시오’등의 극단적 표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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