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누님을 만난 기쁨의 눈물을, 현미씨는 상봉 못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5~12일 북한을 방문해 한국전쟁 때 헤어진 누이 김덕화(71)씨와 짧은 해후를 가진 코미디언 남보원(63·본명 김덕용)씨는 도착 후 첫 소감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남씨는 가수 현미(63·본명 김명선)씨와 함께 북한을 방문해 평양 고려호텔에 머물며 가족과의 만남을 기다리다가 12일 오전 숙소를 떠나기 전 30여 분간 누나 김씨와 가까스로 만날 수 있었다. 남씨는 “시간이 너무 짧아 살아온 얘기도 제대로 못했다.
너무 아쉬워 차라리 안 보는 게 낫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며 “누님이 뼈만 남은 앙상한 체구에 이도 다 빠져 ‘오래는 못 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함께 북한에 들어간 현미씨는 북한 당국이 “2년 전에 만났으니 다음에 만나라”고 해 가족과 상봉하지 못했다. 현씨는 1998년 MBC 특집 ‘남북 이산가족 찾기’를 통해 중국에서 48년 만에 여동생 김길자씨와 만난 적이 있다. 현씨는 “아쉽기 한이 없으나 고향인 평양땅을 밟아 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며 “내가 입던 옷을 여동생에게 전해 달라고 북한 당국자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이들의 방북 모습은 14일 밤 11시 5분 MBC 특집 ‘현미 남보원의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방영된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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