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적인 이산가족 상봉을 이틀 앞둔 13일 오후 지방거주 방북자 60여명이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 속속 도착했다.○…오후 1시40분께 가족과 함께 가장 먼저 도착한 이정승(84·강원 춘천시 서면)씨는 “남한에서 법원 서기관을 하며 새가정을 꾸렸지만 북에 두고 온 두 아들을 잊은 적이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왔다”고 말했다.
황해 벽성군 출신 이근하(71·경기 시흥시 신천동)씨는 “30년만에 처음 마련했다”는 회색양복을 자랑하며 “설탕과 사탕, 금반지 2개와, 치약 비누 등 생필품 등 선물을 가득 챙겼다”고 말했다.
경기 개풍군이 고향인 상환식(74·경기 부천시 원미구)씨는 “내복에서부터 사탕, 과자봉지에 이르기까지 갖고갈 선물이 너무 많아 3단짜리 제일 큰 가방을 마련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평북 용천군에서 월남한 장이윤(72)씨는 오후 2시30분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하기위해 방문한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을 부둥켜안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고향에 가도록 길을 닦아줘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씨는 “반세기만에 어머니를 만나는데 다시는 헤어지지 않도록 꼭 통일을 이뤄달라”고 당부하다 끝내 엉엉 소리를 내며 통곡을 했다.
○…한편 SK글로벌사에서는 폴라로이드 즉석카메라 200대와 필름 300통을 방북자들에게 기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로하신 분들이 쉽게 찍고 바로 현장에서 북측 가족과 사진을 나눠가질 수 있도록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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