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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장 이모저모/ 김위원장 유머에 시종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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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장 이모저모/ 김위원장 유머에 시종 '웃음꽃'

입력
2000.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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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 주재로 12일 낮 12시부터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방북 언론사 사장단 오찬은 당초 예정 시간을 무려 1시간 30분이나 넘긴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김위원장은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여주었던 유머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시종일관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위원장은 특히 오후 2시쯤 간부 한 사람이 회의 시간이 됐다고 보고하자 “회의는 내가 가는 순간 하라고 하시오.

남측과의 사업이 회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날 오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일일이 테이블을 돌면서 방북 언론사 사장들과 포도주잔을 부딪치며 환담했다.

김위원장은 애주가로 소문난 것을 의식한 듯 “남측 언론은 내가 와인만 한 잔 먹어도 술을 많이 먹는다고 하는 등 과장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주영 영감이 막걸리를 30가지나 보내와 조금씩 먹어봤는데 그 가운데 아주 맛좋은 것을 가리켰더니 정회장이 ‘그게 포천 막걸리인데 어떻게 알아냈느냐’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방북 언론사 사장단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한국일보 장명수 사장에게는 “남쪽에 남존여비가 있느냐”고 질문, 장 사장이 “약간 있다”고 대답하자 “북한에도 남녀평등이라는 말이 있다는 자체가 남존여비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되받았다.

오찬 메뉴는 정상회담 당시의 메뉴와 같아 찬 음식인 ‘보쌈 바구니’ ‘칠색송어 찬묵’ 등에 이어 더운 음식인 ‘대동강 숭어탕’ ‘하늘소 철판구이’ ‘병아리 인삼밥’ 등 12가지와 디저트로 과일, 들쭉크림케이크 등이 나왔다.

이날 오찬에서는 방북 대표단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정상회담 때는 수행원들까지 접견장 입장시 소지품은 물론 구두까지 벗겨 검색했으나, 이번에는 검색대만 걸어서 통과하도록 하는 등 각별히 예우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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