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자들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 지리학대회가 14∼18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4년에 한번씩 열리는 이 대회는 130년의 역사를 가진 지리학계 최대의 학술대회로 구미지역을 벗어나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기간 중 6회의 심포지엄과 학술강연, 40여회의 분과 학술회의가 열리며 2,500여명의 학자가 참석하고 1,3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세계지리학연합(IGU)과 대한지리학회의 위임하에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조직위원장을, 유우익 서울대 교수가 사무총장을 맡아 대회를 준비했고, 이 대회 전통에 따라 국가원수인 김대중 대통령이 명예위원장을 맡았다.
대회 모토는 ‘더불어 함께 사는 세계’. 급진적 지리학자로 국내에 잘 알려진 데이비드 하비, 문화지리학 분야의 석학 앤 버티머, 미국 지리학회 회장을 역임한 로렌스 브라운 등 세계적 석학들이 참석해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정치, 경제, 문화, 환경의 통합과 다양성을 모색한다.
아울러, 정보화·지구환경 보전문제·지리정보시스템(GIS) 등 지리학계의 현안들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특별 분과회의 ‘바다 지명의 정치적 지리학’에선 동해의 지명 문제가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처음 토론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동해 지명은 세계적으로 ‘Sea of Japan’으로 알려진 상태. 대부분의 국가 지도에도 마찬가지로 표기돼 있다.
하지만 1977년 UN 지명표준화회의에서는 표준화되지 않은 지명은 인접국가에서 부르는 명칭을 병기해야 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미국 러시아 등 7명의 해외 학자와 함께 토론에 참가하는 이기석 서울대 교수는 “일본이 동해 지명과 관련해 어떤 협의도 거부할 정도로 완강하게 ‘Sea of Japan’을 고집하고 있지만, 이번 토론에서는 UN 결의안을 따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두 명칭을 병기하는 지도들도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회장에는 도시마케팅전시관, 세계 지리교과서 전시관, 한국지도 특별전시관, GIS 전시관 등이 설치된다.
이와함께 13일부터 18일까지 대회장과 경희대 광릉 캠퍼스에서는 14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제3회 세계 지리경시대회가 치러진다.
또 다양한 문화행사도 마련되며, 참석자들은 대회가 끝난 후 24일까지 학술답사에 나설 예정이다.
유우익 사무총장은 “한국의 지리학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일 뿐 아니라,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답사를 통해 우리 문화를 전세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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