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은 11일 단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무담보 1일물 콜금리 유도목표를 연 0%에서 연 0.25%로 끌어 올리기로 결정, 지난해 2월 이래의 '제로 금리’가 마침내 사라졌다.일본은행은 이날 정책결정위 회의를 열고 하야미 마사루(速水優)총재가 제안한 '제로금리’ 해제안을 다수결로 채택했다.
의결권이 없는 대장성과 경제기획청 대표의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최종 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1일물 콜금리 유도 목표의 인상 결정은 1990년 8월 재할인율 인상에 이은 10년만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 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 0.05%수준인 보통예금 금리를 연 0.05% 포인트 정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이며 단기 우대금리의 소폭 인상도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1995년 사상 최저인 연 0.5%로 끌어 내린 재할인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는 한편 금융완화 정책도 계속하기로 결정, 내외 금융시장에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한때 연 2.4%선까지 치솟았던 장기금리가 현재 연 1.7%대에서 안정돼 있어 엔화 가치 등에 미칠 영향도 최소한에 그칠 전망이다.
다만 10년만의 정책금리 인상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재할인율 조정 논의 및 이에 따른 엔화 강세 등을 부를 수는 있다.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은 디플레이션 악순환이 우려되는 특수 상황에서 나온 나온 비상 조치를 해제한 것으로서 일본 경제가 적어도 디플레이션 우려에서는 벗어났다는 중앙은행의 최종 진단이다.
일본의 경기는 설비투자 회복이 꾸준한 데다 개인소비를 지탱하는 고용·소득도 6월의 상여금 지급액이 4년만에 늘어나는 등 개선 흐름이 뚜렷해졌다.
한편 정부·여당의 반대를 무릅쓴 이날 결정으로 일본은행은 최소한의 금리정책 수단을 확보한 것은 물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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