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을 30여일 앞두고 귀화 육상스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쿠바태생으로 스페인 국적의 여자멀리뛰기 세계챔피언 니우르카 몬탈보는 쿠바의 반대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될 위기에 놓였고 반면 여자경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국태생의 첸 위에링은 중국의 동의로 미국국적으로 출전이 가능하게 됐다.
둘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 것은 올림픽 헌장 46조때문. 46조는 귀화후 3년간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고 전 조국의 동의를 얻어야만 귀화 3년전이라도 출전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쿠바올림픽위원회는 11일 몬탈보가 스페인 국적으로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혀 몬탈보의 올림픽 출전을 저지했다.
1998년 스페인 남성과 결혼한 몬탈보는 지난해 스페인 국적을 취득했는데 쿠바가 마음을 돌리지 않는 이상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다. 몬탈보는 스페인 국적으로 지난해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여자멀리뛰기에 참가, 미국의 매리언 존스를 꺾고 멀리뛰기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반면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첸 우에링은 중국의 양해로 미국국적을 갖고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당초 중국은 첸을 미국국적으로 뛰게 해달라는 미국올림픽위원회의 요청을 거부했으나 양국관계를 고려, 이날 입장을 180도 바꿔 올림픽 진출의 문을 열어주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0㎞경보서 중국육상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첸은 지난 4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고 지난달 열린 미국올림픽 선발전 20㎞경보에서 2위를 마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중국은 중국태생의 탁구선수 2명과 배드민턴선수 1명에 대해서도 미국국적으로 올림픽에 뛸 수 있도록 양해했다. 몬탈보나 첸이 모두 올림픽이 정치적 역학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어 올림픽 국적규정이 개정돼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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