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鄭夢憲·MH)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10일 방북후 귀환했다. 그러나 MH의 표정은 과거 방북때와는 사뭇 달랐다.8일 500마리의 소를 끌고 판문점을 통과할 때만해도 표정이 밝았지만 10일 귀환 때는 무척 어두웠다. 꼬일 대로 꼬여 가는 현대사태를 둘러싼 마음고생 때문일 것이다.
MH는 긴 해외출장을 마치고 7일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나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으니, 현대문제에 대해 묻지 말라”고 말했다. 과연 그런가. MH는 아직도 현대그룹의 대주주, 즉 오너(총수)다.
최고영영자(CEO)자리만 내놓았을 뿐이다. MH는 CEO로서의 의무와 권리는 버렸지만, 여전히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의미다.
지금 시장은 MH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MH는 정부와 채권단, 그리고 시장의 요구를 지금 당장 해소해야 할 처지에 있다.
물론 ‘억울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설혹 그것이 희생이라도 MH가 받아들여야 하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MH의 지분과 현대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는 점이다.
현대는 홀로서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현대는 시장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현대는 정씨 일가의 개인기업이 아니라 국민기업이다. 현대가 국민기업으로 남게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또 아직 시간이 조금은 남아 있다는 점도 거꾸로 MH가 지금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다.
시간이 없다. 현대사태에 따른 주가폭락으로 63조3,700억원을 날린 온 국민과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까지, 전세계가 MH의 결단을 주시하고 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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