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 자식이 선생님 알기를 뭘로 알어”(KBS ‘서세원쇼’) “싸우지 말어, 시키들아”(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몰래 꼰질러. 내가 꼭 잡아다 족칠꺼야”(SBS ‘순풍산부인과’) “쫙 빠졌어. 정말 쭉쭉빵빵이야”(MBC ‘세 친구’).요즘 방송을 보면 참으로 비속어 천지다. 특히 토크 쇼를 가장한 수다 프로그램 등이 그렇다.
방송의 선정성·폭력성만 문제가 아니다.
방송의 저질화를 초래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자질과 의식이 부족한 방송인들의 출연과 정화하지 않은 대사의 무분별한 사용이다.
한국방송진흥원이 지난 해 11월 8~14일 방송된 프로그램 2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방송 언어 실태 조사 결과, 오락 프로그램에서 뉴스에 이르기까지 20개 프로그램 모두에서 비속어, 속어, 불손어, 국적불명의 외래어 사용이 범람했다.
방송사들은 기본적인 언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고 일부러 비속어나 외설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진행자나 출연자를 전혀 문제 삼고 있지 않다. 인기만 높으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특히 KBS ‘서세원쇼’의 서세원, SBS 라디오 ‘박철의 두시 탈출’의 박철, MBC ‘토요일, 목표달성’의 유재석 등은 어법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반말, 비속어 등을 서슴없이 사용하는 대표적 진행자로 지적되고 있다.
‘박철…’의 경우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음에도 청취율이 좋다는 이유로 계속 기용하고 있다.
출연자도 문제다. 경인방송(iTV) ‘마법의 성’의 출연자 설현욱 박사는 “조루를 치료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껴놓고 가만히 있는 방법이 있는데…” “성생활에는 전희와 후희가 중요한데 10_15_10의 템포로 진행하고 여성이 오르가즘에 이르는 시간은 5~15분이므로…” 등 성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거침없는 말을 해 방송위로 최근 시청자 사과명령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이전에도 방송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으나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강도를 더한 외설적인 말들이 전파를 타고 있다.
몇몇 방송인들이 언어 정화 운동, 바른 말 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방송사가 사회자 등에 대한 언어 교육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방송학자 김기태 박사는 “외국에서처럼 진행자나 출연자가 방송위로부터 몇 번 이상 경고를 받으면 일정 기간 출연을 금지하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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