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아시아 다국적군’구성을 추진 중이다.이를 위해 미군은 나라별로 실시해온 군사훈련을 다국간 합동훈련으로 확대하는가 하면, 훈련내용도 평화유지활동(PKO)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냉전시대 미군의 아시아지역 주요 안보전략인 2국간 군사동맹을 '미군을 주축으로 한 다국적군 편성’으로 확대.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미군은 5월 태국과 실시해 오던 육해공 합동군사훈련인 '코브라 골드’에 최초로 싱가포르군을 동참시켰다.
지난해 7월에는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과, 11월에는 태국 싱가포르 등과 함께 다국간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미군이 1월 필리핀과 4년만에 재개한 '발리카탄’ 훈련에는 내년부터 호주 태국 싱가포르가 가세한다. 한미일 3국을 비롯한 환태평양 7개국이 2년마다 해오던 해상훈련 '림팩’은 5월 실시됐다.
미군은 지금까지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등과 따로따로 실시해온 4개 훈련을 2002년부터 '팀 챌린지’란 이름의 다국간 훈련으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헌법상 집단적 자위권행사를 금지, 미국과의 공동작전만 실시했던 일본 자위대가 이 훈련의 다국적군 일원으로 최초로 참가할 예정이다.
미군이 다국적 훈련을 강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냉전 후 아시아 지역에도 PKO, 난민보호 등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 요구되는 연합 작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그러나 미군이 독자적으로 군사행동을 할 경우 관계국이 반발할 여지가 있는데다 병력과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진다.
때문에 미군은 코소보 전쟁때와 같이 미군이 주축이지만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미군은 특히 아시아의 경우 한미, 미일 동맹 등 2국간 군사동맹만 있을 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집단안보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작전방식이나 장비가 상이한 조직인 다국적군의 운용을 위한 연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군이 다국적군을 추진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잠재적 적’으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미국이 군사훈련에 동남아국가연합(ASEAN) 소속 국가들의 참여를 종용하는 것도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다.
다국적군의 훈련 내용도 명목상으로는 PKO 활동이지만, 실제로는 통신 등 거점 방위, 물자 수송 등 통상적인 군사작전과 다름이 없다.
미국은 합동훈련을 통해 우방국들이 장기적으로 미군과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 있는 무기 체계를 구축, 중국 등에 공동 대응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미군의 전략 변화는 아시아에서 미군의 역할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 합참이 21세기초 미국의 세계방위 전략 설정을 위해 6월초 공개한 '조인트 비전(Joint Vision) 2020’은 미군의 아시아지역 전진배치를 거듭 강조하면서 주둔군 증강을 위해 태평양 지역에 공격용 잠수함 증강배치 다국적 군사훈련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1)코프 타이거(1999년 11월)
미국 태국 싱가포르
2)코브라 골드(2000년 5월)
미국 태국 싱가포르
3)코퍼러티브 선더(1999년 7월)
미국 영국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4)발리가탄(2000년 1월)
미국 필리핀
5)림팩(2000년 5월)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한국 칠레 영국
6)스타덱스(1999년 8월)
미국 영국 말레이시아 호주 등
7)카카도어(1999년 7월)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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