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사기범들이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한 점 의혹 없이 이들의 죄를 벌해주십시오.”피해액수 2,490여억원, 피해자만 3만5,000여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금융피라미드 사기사건의 재판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 재판이 끝난 직후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발언을 허용하자 피해자 대표는 하소연하듯 신속·공정한 재판을 요청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9월부터 ‘유명 벤처회사에 투자, 월 21~26% 이자를 보장한다’는 유혹에 속아 다단계 금융피라미드 회사였던 리빙벤처트러스트사에 거액을 맡긴 투자자들. 이날 법정에 나온 피해자 300여명 대부분은 주부 노인 학생들로, 친인척 재산까지 끌어들여 사기범들에게 내맡긴 경우도 있었다.
사기범들은 지난 4월 벤처호황을 이용, 특급호텔에서 개최한 창업투자설명회에서 연예인까지 동원,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리겠다”고 현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4월 보증금 2,000만원에 보석으로 풀려난 주범 윤모(51)씨가 추가 사기극을 벌여 피해 액수는 70억원대에서 2,500억원대로 급증했다. 6월에는 노점상을 하며 번 돈과 친인척 재산까지 합쳐 수억원을 날린 조모(60)씨가 자살하기도 했다. (본보 8월4일자 23면 보도)
7월 정기 인사로 새로 부임한 재판부는 법정에 방청나온 피해자들이 많자 법정을 대법정으로 옮겼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하소연에 “법원은 법에 따라 공정하게 심리를 진행할 것이니 재판이 투명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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