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천재는 누구냐.’ 고종수(22·수원 삼성)가 8일 축구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올림픽대표팀 플레이메이커 경쟁에 불이 붙었다.고종수의 라이벌은 떠오르는 별 이천수(19·고려대). ‘축구천재’라는 직함이 따라붙는 두 선수는 투톱 바로 아래의 공격형 미드필더(플레이메이커)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고종수와 이천수는 태릉선수촌에서 한 방을 쓴다. 같은 포지션끼리 방을 배정한다는 원칙때문이기도 하지만 천재들의 선의의 경쟁을 추구하는 허정무감독의 깊은 뜻도 담겨 있다. 허감독은 둘이 경쟁을 벌이면 최강의 공격편대라는 ‘옥동자’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천수는 “종수형에 비해 내가 낫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스피드를 이용할 줄 안다는 점이다. 주전경쟁에서 지고 싶지 않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고종수는 부상으로 잠시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던 사이 무서운 속도로 뒤쫓아온 당찬 후배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고종수와 이천수는 대표팀이 반씩 나눠 연습경기를 할 때도 같은 위치를 맡는 상대선수로 맞서고 있다. 25일 열릴 올림픽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의 평가전에서는 당초 청소년팀에서 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천수(청소년팀)가 올림픽팀으로 출전할 예정이어서 자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의 필수조건인 볼 컨트롤과 패싱력, 그리고 시야만으로는 누가 위고 누가 아래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둘의 우열을 가려달라는 질문에 대해 허감독도 직접적인 답변을 피한다.“노련미는 고종수가 낫지만 파괴력에서는 이천수에게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것이다.
다만 이천수는 고종수에 비해 쓰임새가 많다. 허감독은 이천수를 공격형 미드필더와 함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따라서 이천수와 고종수는 최전방 공격수와 게임메이커로 같이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 특히 허감독은 23세 이상의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로 스트라이커를 배제할 계획이어서 둘이 나란히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도 크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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