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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 굿바이 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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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 굿바이 러버

입력
2000.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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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조페 감독에게 무슨일이 생긴걸까?실망할 수도, 즐거워할 수도 있다. 그것은 당신의 마음에 달려있다.

‘굿바이 러버(Goodbye Lover)’라는 멜로 냄새가 진한 제목에 롤랑 조페 감독. 우선 어울리지 않는 이 두가지가 혼란을 준다.

‘킬링 필드’ ‘미션’ ‘시티 오브 조이’에서 느겼던 감동과 처연한 서사와 인간의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보험금 둘러싼 음모 그려

감각·유머 넘치는 신선함

혼란은 영화가 시작되면 더욱 커진다. 주인공 산드라 (페트리샤 아퀘트)는 나오자마자 “당신을 먹고 싶었다” “나는 잘 익어 벌어진 올리브 열매”라는 자극적인 폰섹스를 한다.

그리고 롤랑 조페가 그렇게 신성시하는 교회로 달려가 벤(돈 존슨)과 격렬한 정사를 벌인다.

그것도 바흐의 송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이 때까지도 당신이 “그래도 감독이 롤랑 조페인데”라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본다면 멍청하거나, 최악의 롤랑 조페 영화를 보는 불행을 맛 볼 것이다.

‘굿바이 러버’는 멜로도, 서사도, 휴먼드라마도 아니다. 55세의 롤랑 조페가 심각함도, 무게도, 진지함도 모두 벗어던진 젊고 감각적이고 자극적이면서 감각적인 반란의 영화다.

보험금 400만 달러를 놓고 벌이는 인간들의 비열하고 간악한 행동.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또 그 탐욕을 즐거운 성공으로 끝내는 배반도 낮선 결론이 아니다. 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형의 정부(情婦)로 만든다는 패륜적 설정도 이제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형, 동생 제이크(더모트 멀로니)와 산드라 부부, 형의 여비서이자 동생의 정부인 페기(메리 루이즈 파커), 그리고 형의 죽음을 수사하던 여형사까지. 등장인물 모두가 절묘하게 얽히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도 처음은 아니다.

‘바운드’ ‘와일드 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굿바이 러버’는 진부한 냄새가 조금도 나지 않는다.

롤랑 조페 감독의 유연하고 여유 넘치는 유머 감각에 배우들의 능청스런 연기가 조응한다.

감독에게 이런 재주, 세상에 대한 이해가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 상상과 행동, 행동과 음악의 대비를 통해 음모와 탐욕을 즐겁게 들춰내고는 그 탐욕을 부숴버리지 않는. 여형사의 말처럼 “세상은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일까.

아니면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조롱일까. 영화가 끝날 때까지 롤랑 조페를 잊지 않았다면 ‘조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19일 개봉. 오락성 ★★★★, 예술성 ★★★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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