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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MH '지분매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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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MH '지분매각 딜레마'

입력
2000.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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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채권단이 요구한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사재출연과 현대건설 보유 주식 매각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채권단 요구를 듣자니 그룹해체를 피할 수 없고 버티자니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되는 이른바 ‘지분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채권단이 주식지분과 관련 , 현대에 요구한 사항은 크게 두가지.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상선 등 계열사지분을 처분하라는 것과 이것도 미흡할 경우 현대건설 대주주들이 참여하여 유상증자를 실시하라는 것.

우선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상장사 주식지분은 현대중공업(6.93%), 현대상선 (23.86%), 고려산업개발(2.82%) 등이다. 현대아산, 현대석유화학, 현대정유, 현대강관 등 비상장 주식을 포함할 경우 총 4,000억원 수준이다.

이중 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12.46%), 현대전자(9.86%), 현대증권(16.65%), 고려산업개발(4.91%), 현대엘리베이터(7.9%) 등을 보유, 이들 회사에 대한 지배주주 격이다.

정몽헌회장은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을 통해 현대중공업, 현대전자 등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연결고리를 갖추고 있다.

채권단 요구는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고려산업개발 주식을 매각하라는 것. 현대건설은 이를 ‘무리한 요구’라고 규정하는 한편 현대상선 주식은 결코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완전 상실, 사실상 그룹이 공중분해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현대건설 대주주들이 참여, 유상증자를 실시하라는 채권단 요구는 뒤집어보면 정회장이 현대건설에 사재를 출연해 유상증자를 하라는 것. 이는 정회장의 예금, 부동산 등을 털거나 현대상선 주식을 처분해 유상 증자를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관계자는 “정회장의 개인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할 경우 그룹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게 되어 있다”며 “이는 현대그룹을 공중분해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회장 주식처분은 본인이 결정할 문제”고 밝혔다.

정회장은 현재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을 지주회사로 중공업 종합상사 전자 증권 엘리베이터 등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는데 상선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상선 지배하에 있는 계열사를 모두 놓치게 된다. 정회장이 현대건설의 대주주로 남더라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에 대해서도 자구차원에서 상선 중공업 등 지분의 매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가 채권단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경우 정회장은 현대건설의 대주주로만 남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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