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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정부는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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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정부는 사죄하라"

입력
2000.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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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 참가자들은 공항을 벗어나자 마자 길가에 늘어선 호주원주민들의 모습에 두 번 놀라게 될 것같다. 처음에는 환영인파인줄 알고 감동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착각은 금물. 그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반성, 사죄’등의 차가운 문구만 있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시드니올림픽조직위가 ‘애브오리진’이라 불리는 원주민들의 조직적인 인권시위계획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원주민들은 올림픽기간(9월15일∼10월1일) 대규모 시위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공항부터 항의를 뜻하는 인간사슬을 만들기로 하고 집회신고를 마친 상태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인 원주민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400㎙ 은메달리스트로 호주가 육상의 확실한 메달후보로 꼽고 있는 캐시 프리만. 프리만은 “호주가 취한 격리정책 때문에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면서 “그런데도 당국은 아직도 지난날 원주민들에게 취했던 정책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원주민들의 첫 시위계획은 공항에서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에서의 인간사슬 만들기. 원주민들은 시드니를 찾을 세계여론을 상대로 호주의 원주민정책을 심판받게 한다는 계획이다.

원주민들은 벌써 시드니 일원에 텐트까지 설치해가며 차근차근 준비에 들어갔고 2만여명의 원주민은 대회기간 내내 경기장 인근에서 평화시위를 열 예정이다. 또 개막일에는 수상관저까지 도보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원주민들은 시드니올림픽 홈페이지의 원주민문화 소개 사이트에 글을 올려 지속적인 항의를 벌이고 있다.

원주민기구 ‘메트로’의 리알 먼로는 “시드니올림픽은 우리가 겪은 곤경을 알릴 절호의 기회”라며 “모든 시위는 평화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에는 38만여명의 원주민이 있으며 대부분 낮은 교육, 열악한 환경으로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원주민단체는 국제적 관심을 끌기 위해 과격한 행동을 벌일지 몰라 조직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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