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파동으로 국회가 ‘개점 휴업’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가 경쟁적으로 ‘민생 투어’를 하고 있다.이총재와 서대표는 9일 진주 경상대학교에서 열린 전국농업경영인대회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참석,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위로하는 등 ‘농심잡기’에 힘을 기울였다. 당초 국회 문을 닫은 채 지방 행사장에서 마주치는 어색한 ‘조우’가능성도 예상됐지만, 서대표가 도착했을 때는 이총재가 막 행사장을 떠난 뒤여서 불발로 그쳤다.
서대표는 이날 오전 이총재가 전날 방문했던 전남 광양시 다압면 ‘평화를 여는 마을’건설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 뒤 오후에 다시 진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했다. 서대표는 봉사활동 후 공사를 주관하고 있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측에 성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한편, 서대표의 ‘겹치기 행사 참석’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서대표가 왜 자꾸 이총재 뒤를 따라다니는지 모르겠다”며 “이총재 민생투어의 김을 빼기위해 고의적으로 일정을 짜는 것 아니냐”고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측은 “적반하장”이라고 되받아쳤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오늘(9일) 아침 당직자 회의에서 ‘이총재가 서대표의 일정을 미리 파악해 가로채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오히려 한나라당쪽에 화살을 돌렸다.
/진주=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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