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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보도/ 김정일 "美軍주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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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보도/ 김정일 "美軍주둔 괜찮다"

입력
2000.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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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9일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통일후에도 주한미군이 잔류해도 좋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한국 고위관리들의 말을 종합 인용, 지난 6월14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위원장이 “당장 주한미군을 철수할 필요는 없다. 통일후에도 평화유지를 위해 잔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주한미군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지역 안정 및 완충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군이 없다면 지역의 세력균형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배석한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가 “미군은 한반도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응수하자 김위원장은 김비서를 향해 “주둔하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비서가 “미군이 반드시 철수하지 않으면…”이라고 말을 하려 하자 김위원장이 “용순 비서, 그만둬요”라고 말렸다.

김위원장은 다시 김대통령을 향해 “내가 무엇을 하려 해도 밑에 있는 사람들이 이처럼 반대한다. 군도 미군에 대하여는 용순비서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군이 우리를 공격하면 안된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설명에는 동감하는 면도 있다. 지금 철수할 필요는 없다. 통일을 이룬 후에도 평화유지를 위해 미군은 남는 것이 좋다”고 피력했다.

또 김대통령이 “북측이 보도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한사코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위원장은 “내부용이다. 우리 군도 긴장으로 유지하는 면이있으니 그렇게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회담에서 김위원장은 시종 “자주통일”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외세 배척의 시대가 아니다. 내가 여기에 온 것은 나의 ‘자주’로 결정한 것이며 미·일과도 이야기했다. 배타적 자주가 아니다.

주변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협력하며 독자적 입장을 관철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자주가 아니겠는가”라고 설득했다. 이를 듣고 김위원장도 “ ‘열린 자주’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김대통령이 “당신쪽을 흡수통일할 힘은 한국에 없으며 생각도 없다”고 말하자 김위원장은 “우리도 같다. 연방제가 어떤가”라고 물었다. 김대통령은 “당장은 불가능하다”며 ‘국가연합제’ 지론을 전개했다. 김위원장도 강력한 권한을 지닌 중앙정부가 이뤄지려면 “50년은 걸릴 것”이라고 솔직히 토로했다.

/도쿄=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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