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잘못은 부모 탓이니 벌도 같이 받아야죠.”6일간의 사회봉사활동을 마친 A(43)씨 모자는 8일 오후 다정히 손 잡고 장애어린이 수용시설인 서울 종로구 관훈동 ‘라파엘의 집’을 나섰다.
A씨의 봉사활동은 아들 B(19·C전문대 1년)군이 특수강도 혐의로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자 “어머니인 내가 잘못 가르친 탓”이라며 아들과 함께 반성하는 차원에서 자청한 것.
B군은 고3때인 작년 7월 중순 친구 3명과 함께 길 가던 취객을 위협해 현금 1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올 6월 서울가정법원에서 보호관찰 6개월에 사회봉사명령 40시간을 선고받았다.
사건 발생 직후 어머니 A씨는 평소 부모에게 공손하고 얌전하기만 하던 아들이 범법자가 된 사실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얼마후 “아들이 비뚤어진 것은 가정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이니 내가 벌을 받아 사죄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지난 3일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를 찾아가 사회봉사활동을 자원, 아들과 함께 ‘속죄의식’을 치렀다.
‘라파엘의 집’ 박광원(41) 총무는 “이 모자처럼 진심으로 장애아를 돌보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아이들이 꽤 정이 들었는데 이제 헤어지게 돼 몹시 서운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A씨는 6일간 장애어린이 20여명의 식사준비를 도맡는가 하면 아이들을 씻기고 산책시키느라 쉴 틈이 없었다.
B군도 빨래, 청소 등 궂은 일을 성실해 했다. A씨는 “우리 애가 죄를 뉘우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군은 “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착실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고개를 떨궜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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