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의약분업 반대파업에 따른 진료차질로 환자 2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8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심한 고열과 두통, 구토증세를 보여온 정모(34·여)씨가 2일 서울시내 A병원에 입원, 병원측 권유로 4일 퇴원한 뒤 증세가 악화돼 6일 오후 8시10분께 인천 B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남편 남모(43)씨는 “A병원에서 위염으로 판정받았으나 병원측은 4일 ‘전공의 파업으로 돌봐줄 의사도 없고 병실도 부족하다’며 퇴원을 종용, 병원을 나와 병세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병원측은 “당시 병실 가동률이 80% 정도로 평소때와 비슷해 위급환자를 내쫓는 일은 없었다”며 “증세가 호전돼 외래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퇴원을 권유했다”고 해명했다.
광주 남부경찰서도 이날 담도결석증으로 광주 남구 양림동 C병원에 입원치료중이던 박모(50)씨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며 유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 수사에 나섰다.
유족들에 따르면 박씨는 2일 쓸개에 있는 돌을 빼내는 수술을 받기로 했으나 수술에 필요한 담도조영기기(ERCP)가 고장나 기기수리가 끝난 뒤 치료를 받기로 하고 기다리던 중 6일 오후 갑자기 구토를 시작, 7일 새벽3시께 숨졌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병원측이 다른 병원은 파업중이어서 옮겨도 치료를 받지 못한다며 옮기지 말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지시에 따랐다”고 주장했다.
병원측은 “병원을 옮기지 말라고 한 적은 없으며, 췌장염과 당뇨병 등으로 이틀째 금식상태였던 박씨가 구토를 한 것도 반드시 담도결석증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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