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에 경찰이 투입된 후 2개월 넘게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사회보험노조원들에게 이번 개각은 ‘가뭄의 단비’였다.노동문제를 책임지던 최선정(崔善政)장관이 공단의 상위 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고 금융노조 파업 타결의 산파역이었던 김호진(金浩鎭)노사정위원장이 노동부장관에 기용된 데 대한 기대감이었다.
“지금까지 ‘모든 문제는 공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복지부와 ‘타부처 소관 사항’이라며 고개를 돌렸던 노동부가 이제는 나서주지 않을까요?”
노조원과 가족들은 이 작은 실마리에 모든 것을 거는 듯한 모습이었다.
국민건강보험 사태는 6월28일 노조 파업후 갈등만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책임의 상당부분은 무더기 징계와 해직 등 강경 일변도로 몰아치기만 하는 공단측, 농성중 임원을 감금하고 폭행하는 등 무리한 대응을 해온 노조측에게 있다. 그러나 ‘떠넘기기’에 급급했던 복지부와 노동부의 잘못도 적지 않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금융노조 파업은 김 노사정위원장의 중재로 풀렸고 롯데호텔노조 파업도 최장관이 나서 의견이 접근됐다”면서 “단체협약을 대부분 타결한 건강보험 노사가 감정적인 갈등을 계속하는 것은 책임있는 조정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이미 누가 책임이 있고 어떤 것이 쟁점인지 모를 지경으로 꼬여있다. 이제는 복지부 노동부 할 것없이 모두 다 달려들어 해결해야 할 때다. 건강보험사태의 해결은 ‘8·7 개각’에서 가장 신경을 썼다는 부처간 팀워크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본다.
이은호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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