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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가로질러온 오페라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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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가로질러온 오페라 대작

입력
2000.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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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지른 실수가 없다면 이 작품은 진정한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다.”차이코프스키는 ‘스페이드의 여왕’을 완성한 뒤 동생 모데스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명하지만 우리에겐 낯선 이 작품을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25~27일 볼쇼이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

국내 초연… 가수·연기자등 240여명 출연

‘러시아의 자존심’볼쇼이오페라가 25~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1989년 첫 내한공연 ‘보리스 고두노프’로문화적 충격을 던진 지 11년 만이다.

그 때의 지휘자 마르크 에르메르(볼쇼이극장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겸 서울시향 상임지휘자)가 지휘한다.

가수·오케스트라·합창단·연기자 등 240명이 출연하는, 올 여름 최고의 대작이다.

‘스페이드의 여왕’은 도박으로 파멸하는 젊은이의 사랑과 배신의 드라마다.

도박에서 결코 지는 법이 없는 석 장의 카드. 주인공 게르만은 그 비밀을 안다는 늙은 백작부인의 방으로 한밤중에 숨어들지만, 갑작스런 침입자에 놀란 노파는 ‘그건 농담’이라는 한 마디를 던지고 죽어버린다.

그 뒤 게르만에게 노파의 유령이 나타나 카드의 비밀을 알려준다.

거기에 홀린 게르만은 애인도 팽개치고 일확천금을 노리며 도박판에 뛰어들어 두 번을 내리 이긴다. 그러나, 마지막 카드에서 유령은 복수를 한다.

죽은 백작부인의 얼굴이 ‘스페이드 퀸’ 카드 속에서 비웃고 있는 게 아닌가. 게르만은 자살한다.

기괴하고 음산한 줄거리의 이 오페라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숨을 죽이게 만든다.

원작은 러시아의 대문호 푸슈킨의 소설. 러시아 산문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을 차이코프스키는 가슴을 쿵쿵 두드리는 웅대한 관현악과 풍부한 성량을 요구하는 극적인 노래로 옮겼다.

화려한 볼거리가 많은 이 오페라를 위해 모스크바로부터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컨테이너 5대 분, 총 15톤에 달하는 무대장비와 의상, 소품이 온다.

볼쇼이의 주역 가수 비탈리 타라스첸코, 레프 쿠즈네트소프, 갈리나 보리소바, 타치아나 에라스토바, 유리 베드네예프가 출연한다.

주인공 게르만과 그의 애인 리자 역은 더블 캐스팅이다. 공연 시간 오후 7시 30분. (02)3701_5757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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