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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경기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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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경기 지표

입력
2000.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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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기는 어느 상태인가. 바닥을 치고 호황기로 접어드는 순간인가, 아니면 최고점을 지나 내리막 길로 접어드는 때인가. 경기는 사이클을 그리며 순환하는데,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알면 그에 맞는 정책을 펴 경제적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그런데 문제는 경기의 정점과 저점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확한 예측은 어려워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는 종종 경기논쟁이 발생한다.

■경기 상태를 분석하는 각종 지표들, 즉 GDP 산업활동동향 실업률 등 공식 통계는 작성에 시간이 걸리고 실생활과는 다소 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예측기관들은 경기가 어떤지를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현상을 보조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피부경기지수’로 불리는 것들이 그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얼마전 12가지 경기변동의 바로미터를 소개했다. 일요일자 신문 부피, 자동차 광고문구, FRB의장의 위상, 화물열차의 행렬, 주택시장, 달러화의 위력, 장단기 금리 역전, 목수 등 잡역부 수요, 범죄율, 신기술 제품 소비, 출산율, 주식투자 등이다.

일본에서는 야근을 끝낸 비즈니스맨이나 주당들이 귀가하는 한 밤중, 도쿄 중심지 긴자에 늘어선 택시의 길이 또는 네온사인 등이 지표 기능을 한다. 모두 그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것들이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초부터 공식 지표외에 몇가지 보조지표를 경기진단에 활용하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량, 산업용 전력소비량, 백화점 판매액, 수돗물 사용량, 화물수송량 등이다.

그만큼 경기 판단이 예전에 비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정책 오류나 실기(失機)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커져 속보성(速報性)과 현실성이 더욱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해석이다. 통계수치는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반대 쪽을 가리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정부, 한국은행, KDI 등 국책연구기관, 민간연구기관들이 벌이고 있는 경기논쟁이 한 예다. 이런 논쟁은 잦을 수록, 격렬할 수록 바람직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예측의 정확도는 높아지는 것이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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