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 팀에게 주어진 일차적인 과제는 2단계 기업·금융 구조조정과 재벌 개혁이다. 경기 연착륙에 대비하면서 IMF체제를 극복하고 재도약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이번 경제 팀의 핵심 역할이다.새 경제 팀은 개혁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사회 전반의 도덕적 불감증 만연과 지역·집단 이기주의의 심화 등 개혁을 저해하고 있는 요소들은 개혁 피로감에서 오기 때문이다.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그러려면 경제부처간의 탄탄한 팀워크가 요구된다.
정책조절기능의 미흡으로 시장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개혁 지연의 빌미를 제공했던 쓰라린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의 오랜 경륜과 인화력은 높이 평가되지만 오히려 이러한 요소가 개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가볍게 넘겨서는 곤란하다.
당장 급한 것은 현대 사태의 해결이다. 현대 사태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언제라도 터질 가능성이 있는 뇌관이다. 이것을 제거하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더구나 현대 사태는 향후 재벌 개혁의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대는 새 경제 팀과 다시 협의해 자구안을 내놓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 개각으로 세부적인 것이라도 바뀌어서는 안된다. 만일 변경 사항이 있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며, 그 파문은 엄청날 것이다.
연말까지 스케줄이 잡혀 있는 기업 구조조정을 일정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원칙 아래 일관되고 투명한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사상 처음인 은행 파업까지 치르고 합의한 금융 구조조정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추진하느냐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겪은 중산층과 저소득계층에 대한 소득분배구조 개선도 언제까지나 뒤로 미룰 수는 없다.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하기 전에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앞으로 본격화할 남북경협은 예상보다 많은 노력과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치밀한 계획과 집행이 필요하다.
새 경제 팀이 해야 할 일은 많지만 시간은 없다. 경기는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금융경색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어 자칫 조그만 실수가 경기를 곤두박질치게 만들 우려가 있다. 때문에 각종 개혁과 구조조정의 우선순위를 따져 착실히 추진하는 원칙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논리와 결속력을 새 경제 팀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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