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올들어 벤처기업들을 주 고객으로 한 홍보대행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신(新)·구(舊) 세력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국내 홍보대행사는 20~30개사 정도였으나 최근 50개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 붐을 타고 홍보대행사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5월부터는 한달에 5~6개씩 새로 문을 열어 이름도 모르는 회사들이 수두룩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요즘에는 대기업 홍보맨들이 독립, 홍보대행 시장에 줄줄이 가세하고 있다. 지난해말 LG그룹 출신이 ‘벤처피알’을 설립했으며 올들어 1월 우방그룹 직원들이 ‘아이피알’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5월에는 서울이동통신, 두루넷 등 IT업계 출신들이 ‘애니피알’을 세운데 이어 6월에는 LG와 대우 계열사 홍보실 출신이 ‘뉴스팩’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1998년말 식품·유통업계 대기업 홍보실 출신들이 설립한 퓨처커뮤니케이션은 최근 대기업 홍보맨들을 대거 스카우트하는 등 세를 늘리고 있다.
이들 대기업 출신이 차린 홍보대행사는 다년간의 홍보경력과 각종 인맥을 활용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며 기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 대행사들은 주로 외국기업들을 고객으로 활동해오다가 지난해 말부터 벤처기업 전문을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 인력이 대부분이어서 보도자료를 작성해 제공하는 식의 소극적인 활동에 머물러왔다.
반면 대기업 출신의 신생 업체들은 대기업 간부 등을 사외 이사로 두고 ‘알음 알음’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대언론 홍보에서 한발짝 나아가 대정부 로비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홍보 대행시장이 점점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며 “올 연말 정도면 우열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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