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서 정보기관에의 협조를 거부한 대학생들이 퇴학당하거나 징집영장을 받는 등 과거 전체주의 시절의 악습이 되살아났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페테스부르그 발틱 주립대 4학년인 로켓공학도 미트리 바르코프스키는 지난 5월 KGB후신인 연방보안국(FSB)의 호출을 받았다.
FSB가 바르코프스키에게 요구한 것은 대학내 반정부 학생단체인 '야브로코’를 감시해 달라는 요구였다.
FSB는 "야브로코는 국가기밀을 외국정보기관에 넘기고 있다”며 제안을 수락할 경우 유력 연구기관의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유혹했다.
거부할 경우는 곧바로 입대해 체첸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제의를 거부한 그는 오히려 야브로코에 참여해 정부와 FSB의 행위를 폭로하는 대중운동을 펼치고 야브로코의 회장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결국 출석부족을 이유로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야브로코 회장선거 때문에 수업을 빠졌고 이는 학교도 양해한 것이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FSB와 군대영장을 피해 친구집에 숨어있다.
콘스탄틴 수즈달이라는 야브로코에서 활동하던 또 다른 학생도 FSB의 스파이 활동을 제의받았다.
그 역시 FSB의 제안을 거절했고 마찬가지로 잠적해 버렸다. 현재 그의 징집영장은 이미 페테스부르그 병무청에 접수돼 있는 상태다.
야브로코의 회장인 그리고리 야블린스키는 참다못해 푸틴 대통령과 FSB에게 자신과 동료들에 대한 감시여부와 법적근거가 있는지에 대한 항의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FSB 니콜라이 패트루쉐프 국장은 "그런 작전을 펼친 일이 없다”고 답해왔다.
반면 FSB 페테스부르크 지국은 바르코프스키 포섭시도는 사실이며 그는 골수 민족주의자 테러집단인 '가마윤’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FSB의 이러한 의혹이 알려지면서 '폭정으로의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 KGB 대령출신인 콘스탄틴 프리오프라젠스키는 모스크바 타임스를 통해 "FSB가 다시 힘을 얻으면서 과거 방식으로 회귀함에 따라 러시아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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