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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새경제팀에 촉각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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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새경제팀에 촉각곤두

입력
2000.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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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태 해결이 개각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현대그룹측은 어차피 새로운 경제팀과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해야하기 때문에 이를 구실로 자구안 제출 등을 미루는 분위기다. 이와함께 새 경제팀 진용이 어떻게 짜여질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측도 지난 주말 현대와의 협의 과정에서 현대가 작성해온 자구책을 일단 거부, “시간을 갖고 확실한 방안을 만들어 오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개각직후 채권단을 통해 현대에 요구사항을 보다 분명히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현대가 개각이 끝난 직후인 9일이후에나 자구책을 보완, 채권단에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는 일단 이번 개각에서 경제팀이 대부분 물갈이 되고 새로운 경제팀이 구성될 것으로 판단, 입각 대상자들에 대한 성향을 분석하고 있다.

현대는 김종인(金鍾仁)전 청와대경제수석의 입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수석이 경제팀장(재경부장관) 등 중책을 맡을 경우 현대에는 초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김 전수석은 재벌개혁성향이 가장 강한 인물 가운데 한명인데다 현대와는 껄끄러운 경험이 많다. 6공시절 김 전수석은 재벌의 정치개입을 강력 반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당시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회장과 심각한 갈등관계를 유지했다.

현대는 또 이용근(李用根) 금융감독위원장이 유임될 경우에도 이로울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계열분리나 ‘가신그룹’ 정리 등에 대해 시종 강경한 입장인데다 특히 지난 주부터 현대에 다각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정부당국으로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집권 중반기를 맞아 25일 ‘국민과의 대화’를 가질 예정어어서 이 때까지 재벌개혁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진념(陳稔)기획예산처 장관이 경제팀장에 임명될 경우 진 장관이 기아자동차 회장을 역임하는 등 실물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정부 관계에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현대는 파악하고 있다. 아무튼 이들 중 누가 입각하든 현대사태는 개각을 고비로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현대사태를 둘러싸고 정부 부처간, 정부·채권단간 손발이 맞지 않아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대 또한 이를 빌미로 “정부가 점점 더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며 “기업을 통째로 내놓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반발하는 있다. 정부와 채권단의 서투른 대응으로 현대가 ‘시간끌기’명분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개각과 함께 새 경제팀은 현대에 관한 입장을 명쾌하게 정리, 현대에 전달해야 개혁의 속도가 빨라지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사태는 단순히 현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계 전체의 문제”라며 “새 경제팀은 현대사태를 해결하는데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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