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서 경의선 복원문제가 논의되더니, 경원선까지 잇은 다는 얘기가 나와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김대중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경제신문 창간 40주년 기념행사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블라다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전화로 경원선 복원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혀, 한반도와 아시아 유렵대륙을 직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가 국제적 관심사가 되었다.이 문제에 대해서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SCAP)등 국제기구들도 오래 전부터 관심을 표명해 왔으나, 북한의 반응을 알 길이 없어 영원한 도상계획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북한도 남북한의 동부지역과 중국 동북지역을 관통하는 3동(東)철도 연결구상(4일자 한국일보 1면)을 갖고 있으며, 자금조달계획까지 세운 사실이 밝혀져 더욱 국제사회의 조명을 받게 되었다.
북한은 동부지역에 집중된 기간산업 시설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남한과 중국 러시아 등에 공급하고, 철도 이용 관련국들로부터 통과료도 받는 다는 계산이다. 그뿐 아니라 철도를 따라 가스관 전신케이블 송전선까지 가설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노선은 북의 자유무역 지대인 나진·선봉지역을 지나 중국 동북부를 관통해 러시아로 진출할 수도 있고, 연해주 지역으로 곧바로 북상해 시베리아를 관통할 수도 있는 이점이 있다.
경의선과 경원선 단절구간은 20~30km남짓으로, 비용도 각각 1,000억원 미만으로 추산하고 있다. 끊어진 철도의 연결은 우리 민족에게 단순히 물류의 재개통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허리가 끊긴 반세기 고통의 상처를 봉합함으로써 공존과 통일을 앞당기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현실적인 이득도 엄청나다.
당장 북한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원자재와 제품 수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중국 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 황단 철도(TSR)를 이용할 경우, 유럽지역과의 교역에 큰 활로가 열린다. 선편을 이용하는 것보다 수송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비용도 경제적이다. 또한 일본 대만 등 인접지역 화물의 중개지로서 동아시아-유럽 교역거점화 전망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대가 크면 실망이 따르기 마련이다. 성급한 장미빛 전망과 조급성은 금물이다. 경의선 복구공사가 처음 제기될 때 3년이라던 공사기간이 어느새 1년으로 단축돼 내년 가을 개통까지 이야기되는 것은 아무래도 조급한 낙관이라는 느낌이다.
북한측 사정도 감안해야 하고, 설혹 연결공사가 끝나더라도 북한내의 철도 운용 성능문제 등 예기치 못했던 낙관이 있을 수 있다. 객관적인 판단에 근거한 차분한 준비자세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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