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올림픽을 향해 뛸때 우리는 전국체전을 위해 땀흘린다.’무슨 소리냐고 의아해 하겠지만 대한트라이애슬론(3종경기) 경기연맹이 올해 내건 목표다. 당연히 시드니올림픽에는 단 한명의 선수도 내보내지 못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3종경기(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의 엔트리는 50명.
세계랭킹에 따라 강국을 분류한뒤 국가별로 1∼3명씩 출전선수를 제한했는데 한국은 세계랭킹에 한명도 들지 못해 출전할 수 없다. 동호인은 2,000명을 헤아리지만 그나마 국내대회라도 참가하는 인원은 1,000여명이고 이중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경기에 도전할만한 선수는 10명도 채 안된다.
기록도 1시간40분대의 구미선수들은 물론, 일본선수들에 비해서도 15분 이상 뒤떨어진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무려 20∼30분 이상 뒤처진 기록이다. 특히 사이클이 취약해 B급 국제경기에 나가도 꼴찌를 다투곤 한다.
연맹은 창설 10년이 지나도록 세계수준에 접근은 커녕 더 멀어지는 이유를 전국체전 정식종목이 아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올해 2월 그나마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한숨을 돌리긴 했다. 하지만 각급 학교에서 3종경기가 활성화돼 조기에 우수선수를 발굴하는 게 수준향상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한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치러지는 28개 종목중 우리가 불참하는 종목은 카누, 승마, 근대5종, 소프트볼, 트라이애슬론 등 5개. 이중 세 종목은 올림픽맛을 봤고 소프트볼은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트라이애슬론만 가장 뒤처져 있다.
연맹 기우경과장은 “슈퍼스타가 나오지 않는 한 10년이 지나도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럴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부터 한계단 한계단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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