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채무불이행을 둘러싼 상업분규로 프랑스와 러시아가 외교적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프랑스 사법당국은 러시아 정부에 대한 채무확보절차의 일환으로 프랑스 주재 러시아 외교관의 에금구좌를 동결해 달라는 한 스위스 무역회사의 소송을 심리중이다.
선고 재판은 오는 7일 내려질 예정이지만 법원이 이미 무역회사의 예금구좌 동결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러시아 외교관과 유네스코 파견직원 등 약 260명이 봉급을 받지 못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니콜라이 아파나스예프스키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2일 프랑스 TV와의 회견에서 "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정부에 러시아내 프랑스 재산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러시아내 프랑스 재산이 압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의 분규는 지난 1997년 스웨덴 법원이 러시아에 대해 미수금 채권을 갖고 있는 스위스 무역회사 '노가’에 러시아 정부의 돈과 재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뒤 시작됐다.
노가는 1992년의 식품 및 소비재 수출대금 7,000만 유로를 포함해 6억6,000만 유로(8억 달러)를 러시아에서 받지 못한 상태.
프랑스도 지난 3월 스웨덴 법원의 판결을 인정, 노가가 프랑스 주재 러시아 외교관 및 유네스코 파견직원의 은행구좌를 포함해 프랑스내 러시아 재산 7,000만 유로에 대해 압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또 프랑스 법원은 지난 달 프랑스 해양 전시회에 초청받아 온 세계 최대 규모의 러시아 범선을 압류해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러시아측은 외교관 은행구좌 동결을 해제해 달라는 소송을 프랑스 법원에 제기한 상태여서 앞으로 프랑스 법원의 판결과 러시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